Continental/Ancient & Medieval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 정리 (5) 크세노파네스

Soyo_Kim 2018. 12. 28. 16:05

2018-1 서양철학고전읽기 

 

5장 이오니아의 철학- 크세노파네스

1절 개괄

크세노파네스는 대략 B.C. 570에 태어나 460년까지 살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승이 없다고 전해지나 아낙시만드로스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있다. 또한 그는 엘레아 학파의 설립자라는 추정도 있다. 또한 플라톤은 그의 책 소피스트에서 엘레아 학파와 크세노파네스를 연결시키기도 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나타나며 그 이후로 고대의 저술가들의 책에 반복해서 나타난다. 따라서 크세노파네스가 엘레아 학파의 창시자라는 견해는 고대에는 정설이었다. 이후 버넷으로 인해 그 실체가 의심받기도 하였지만 시를 통해 사유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크세노파네스와 파르메니데스는 유사한 점이 있고, 크세노파네스의 사상엔 파르메니데스 사상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다소 있다. 그는 시인이자 지자요, 음악가로서 자신의 노래를부르는 재주와 멋을 지니고 있었다. 회의주의 철학자 티몬에 따르면, 그는 거만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호메로스 류의 기만을 비꼬는 풍자 작가이다.

 

2절 사상

그는 지적인 혁명가로 헤시오도스와 호메로스에 맞서서 전통 종교에 과감히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일체의 미신이나 기적, 전생과 윤회의 믿음을 부정하였고 신을 우주의 통일성과 같은 것으로 보았다. 또한 우주는 다양한 현상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영구불멸의 존재이다. 따라서 그에게는 오로지 하나의 신이 있을 뿐이다.

플라톤은 그를 엘레아 학파의 창시자로 간주하고 있고,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파르메니데스의 부동의 존재와 크세노파네스의 부동의 유일신 사이의 언어적 유사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크세노파네스는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가 묘사하는 신이 비도덕적이고 인간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공격하였다. 그는 신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형동성론의 견해에 관하여 “신들이 인간처럼 출생을 하며 인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가치 없는 주관적인 것이다. 그는 한마디로 신에 대한 인간중심주의적인 사고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는 인간이 생각하는 모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들을 신들에게 귀속시켰다. 도적질 간통, 서로 기만하는 일이 그것이다.”

“만일 소와 말 그리고 사자가 손을 가졌거나, 그들의 손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인간들이 하는 일을 행할 수 있었다면, 말은 신의 모습이 자신들을 닮도록......신들의 몸을 그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형태에 따라서 만들었을 것이다.”

크세노파네스가 볼 때 신에 대한 이러한 견해는 노모스(nomos:법, 관습, 풍습, 관례)와 퓌시스(physis:자연, 본성, 본질)의 구분을 흐리는 일이다. 그는 따라서 이로부터 대체적인 신을 제시한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지 않은 신이 유일하게 하나 있다. 이 신은 모든 존재자들을 그의 사고에 의해서 움직인다. 크세노파네스의 신은 부동의 존재로서 우주와 동일시될 수 있으며, 어떤 초월적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통합자와 같은 존재로서, 사물의 총체이며, 사유와 감각의 총체이고, 구형의 완성자이며, 생성과 소멸, 운동과 변화를 넘어서는 일자를 의미하고 있다. 이렇게 크세노파네스의 유일신은 형체와 생각에서 인간을 닮지 않았다. 그는 비물질적이지도 물질적이지도 않으며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을 지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으로 자신은 개별적 존재자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생성과 소멸이 없는 전체로서 항존 하는 것이므로 부동의 유일신이다. 이러한 신에 대한 크세노파네스의 생각에는 한편으로 신에 대한 경외감과 경건함이 자리잡고 있고 다른 한편에는 인간의 앎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자리하고 있다.

크세노파네스의 자연관은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물과 흙에서 비롯되었고, 그것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경험적 관찰에 토대를 두고 있다. 시라쿠사 채석장의 물고기들 화석에 대한 크세노파네스의 관찰이 그로 하여금 물과 건조한 땅이 각기 지배한 시기의 변화가 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이를 통해 그는 바다가 땅이 되고 땅이 물로 덮이는 순환적 세계관을 갖게 되었으나 이것이 그의 신관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을 갖지 않으며 독창적인 발견을 보여주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