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4

『논리-철학 논고』의 말할 수 있는 것

1 비트겐슈타인의 에서 중요한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중요성이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 논고의 가치론의 측면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가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논고에서 규명하려 하는 중심 질문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이며, 이런 의미에서 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즉 뜻을 결여한(sinnlos) 명제와 무의미한(unsinnig) 명제의 근본 성격을 규명하는 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 비중의 측면에서도 말할 수 없는 것이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논고 안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파악해볼 수 있다. 2 반면 말할 수 있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이것에 대해 대개 더 구체적인..

Die »Philosophie des Als Ob« (Zettel 260-261)

Ludwig Wittgenstein, Zettel, in : Werkausgabe Bd. 8, S. 322. 260. 우리는 그저 가상적으로만 “모든 경험을 넘어설 수 있다.”; 그렇다, 이 단어조차 그저 가상적인 뜻을 지니는데, 그 까닭은 그것이 뜻이 있는 표현의 유비로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261. “마치~처럼의 철학”은 그저 이러한 현실과 비유 사이의 혼동에 근거한다.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1인칭 윤리와 자기긍정

2021-1 역사트라우마의 이해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1인칭 윤리와 자기긍정 “만일 어떤 것이 선하다면, 그것은 또한 신적이다. 이로부터 기이하게도 나의 윤리학은 요약된다. 오직 초자연적인 어떤 것만이 초자연적인 것을 표현할 수 있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1. 오랜 시간 동안 윤리학에 관한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견해는 다른 철학자들의 이론과 혼동되거나 윤리학의 종말을 선언한 것으로 이해되곤 하였다. 이러한 이해는 한편으로 우리가 『논리-철학 논고』 (이하 『논고』)의 내용을 순서대로 이해할 때 얻어지는 필연적인 귀결인 것처럼 보인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했듯이, 『논고』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일차적으로 프레게와 러셀이 발전시켰던 언어철학의 근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명제가 뜻(Sinn..

게티어 문제의 새로운 해결 시도에 관한 비판적 고찰 -‘수정된 거짓믿음배제 접근방식’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미발표 원고 (2021.05) 게티어 문제의 새로운 해결 시도에 관한 비판적 고찰 -‘수정된 거짓믿음배제 접근방식’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주제분류】분석철학, 인식론 【주 요 어】게티어 문제, 거짓믿음배제 접근방식, 거짓 근거, 성향적 믿음 【요 약 문】 앎의 전통적인 분석이 지닌 결함을 지적했던 게티어의 영향력 있는 논문 이래로, 많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존의 조건들을 수정하려 시도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거짓믿음배제 접근방식(SANC)’을 포함한 어떠한 해결책도 결정적으로 유효한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 김기현과 김도식은 ‘수정된 거짓믿음배제 접근방식(RSANC)’을 제안함으로써 이러한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 시도한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앎으로 간주될 수 있..

역사와 기억 : 홀로코스트의 그늘에서

2021-1 역사트라우마의 이해 역사와 기억 : 홀로코스트의 그늘에서 1. 들어가는 글 코넬 대학교의 사학 및 비교 문학과 교수이자, ‘언어적 전환(linguistic turn)’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모더니즘 역사학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진 도미니크 라카프라의 사유는 엄밀히 말해 전통적인 철학의 이론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가 “철학, 역사학, 문학비평, 비판이론, 정신분석학 등이 가로지르는 학문적 접경에 거주하면서 역사 이론의 수립과 새로운 지성사의 가능성을 위해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라카프라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그는 혼성적(hybridized) 역사이론을 제안하는 지성사가이다. 하나의 이론이 혼성적이라는 것은 한편으로 여러 학문들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맹자의 性善說과 순자의 性惡說의 대립은 실제적인가?

2021-2 중국철학과인성교육연구 맹자의 性善說과 순자의 性惡說의 대립은 실제적인가? 1. 동양 人性論의 분석적 이해를 위하여 오늘날 분석적 사유에 익숙한 철학자들은, 또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그것을 신봉하는 현대인들은 동양 人性論에 대해 일관된 의심, 더 나아가 모종의 불신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불신은, 人性論을 뒷받침하는 철학적 근거를 (적어도 고대 중국 사상가들의 사유 안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지적에서부터, 人性論이 현대 과학의 성과들과 모순되는 비과학적 이론에 불과하므로 현대인들이 그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전자의 경우, 분석 철학자들은 性善說을 정당화하는 맹자의 논거들이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으므로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김영건은..

Eastern Philosophy 2023.12.05

Sosa (1964) The Analysis of ‘Knowledge that P’

Sosa, Ernest, “The Analysis of ‘Knowledge that P’”, in : Analysis. vol. 25. 1964. pp. 1-8. 에드먼드 게티어의 해석에서, 앎의 개념에 관한 에이어와 치솜의 분석은 아래에 제시된 분석 A와 충분히 유사하며 같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분석 A: S가 P에 대한 앎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IFF(i) P가 참이고,(ii) S가 P를 믿으며,(iii) P에 대한 S의 믿음은 정당화되었다. 게티어는 이러한 관점에 대한 두 가지 반례를 제시한다. 나는 이제 이러한 반례들 중 두번째 사례의 원리를 개괄적으로 제시하려 하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첫 번째 사례보다 단순하며 A에 대한 반례로서의 첫 번째 사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S가 P에 ..

Clark (1963) Knowledge and Grounds: A Comment on Mr. Gettier’s Paper

Clark, M. (1963). Knowledge and Grounds: A Comment on Mr. Gettier’s Paper. Analysis, 24(2), 46–48. https://doi.org/10.2307/3327068 Knowledge and Grounds: A Comment on Mr. Gettier's PaperMichael Clark; Knowledge and Grounds: A Comment on Mr. Gettier's Paper, Analysis, Volume 24, Issue 2, 1 December 1963, Pages 46–48, https://doi.org/10.1093/analacademic.oup.com "정당화된 참인 믿음은 앎인가?"라는 그의 논문에서, 게티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