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15. 여자의 상황과 성격 여자가 매우 ‘육체적’ 존재로 보인다면, 그녀의 삶의 조건이 동물성에 극도로 중요성을 부여하도록 남자가 자극했기 때문이다. 여자라고 해서 남자보다 육체의 외침이 더 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몸의 가장 작은 소리도 귀담아듣고 증폭시킨다. 성적 쾌감은 고통의 예리함과 마찬가지로 전격적인 즉각적 승리다. 순간적인 난폭성으로 미래와 우주는 부정된다. 육체의 타오르는 불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잠깐의 화려한 개화에서 여자는 자기를 더 이상 불구나 욕구 불만 상태로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그녀가 내재적 승리에 그토록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내재성이 자기의 유일한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