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Essays 3

'알고 보면 좋은 사람'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으로 느껴진다면 애초에 알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알고봐야 좋은 사람들” 중 정작 내 사정을 알아봐주려 했던 사람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타주의는 아름다운 덕목이고, 많은 위인들의 실천이 증명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나는 에고이즘을 이타주의와 대립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데, 이타주의자라 해서 관점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고이즘과 이타주의 모두 관점의 표현이라고 파악해보면, 이제 무분별한 이타주의는 책임의 면피와 더불어 전투와 대립에 대한 두려움으로 읽힐 가능성이 생긴다.(푸코는 촘스키와의 대담에서 이와 유사한 논리로 변증법을 비판한 적이 있다.) 실로 개인적..

'아니 막말로'와 아리우스파의 슬픔

저녁 먹으면서 뉴스보고 있는데 자꾸 '아니 막말로'로 문장을 시작하는 정치인들이 많아서 쓰는 글. 수사학Rhetoric을 제대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국내에 몇 안되는 베스트셀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어 본 적도 없는 내 눈에도, '아니 막말로'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으로 보인다. 첫째로, '아니 막말로'는 문장 전체의 의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간단하게 말해, 그냥 빼버려도 내가 말하고 싶은 문장을 전달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면 내가 유일하게 읽어 본 글쓰기 책, 이태준 선생의 "문장강화"를 따라 '퇴고'를 고려해봄직 하다. 그것이 수사에도 악영향만 끼친다면 말이다.둘째로, '아니 막말로'는 수사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아니 막말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