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inental/Kant & German Idealism 20

표현주의와 자기배려 (2)

2018 화양코뮌 발제문 경제-철학 수고의 배경 2장 초기 맑스주의 철학을 표현주의의 계보학에 위치시킴- 주체 변형으로서의 노동소외 1절 1770년대 헤르더를 위시한 독일 표현주의 이론의 계보학으로부터 맑스 철학을 이해해봄 1장에서 우리는 맑스를 이해하는 한 방편으로, 맑스의 초기 철학을 윤리적 주체의 관점에서, 푸코의 표현으로는 ‘자기 배려’의 관점에서 파악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파악을 시도할 때의 문제점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맑스 철학의 이러한 특징들을 드러내야할 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맑스의 초기 철학에서 주체의 변형, 주체와 진실의 관계, 윤리적 실천의 영역과 같은 문제들이 나타난다면, 이 문제들이 어디에서부터 유래하는가에 대한 계보학을 구성해야할 필요가 있다. 얼핏 보기에 우리는 이..

표현주의와 자기배려 (1)

2018 화양코뮌 발제문 경제-철학 수고의 배경과 머리말 1장 맑스주의 철학에 입문해야하는 과제 - 철학의 독특한 존재 성격에 대해 대강 서술함 1절 “맑스주의 철학에 입문함”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입문의 의미에 대해 분석해봄 우리는 이 글을 통해 맑스주의 철학에 입문해보고자 한다. 입문이란, 우리가 어떤 사태의 바깥에서부터 그 사태 안으로 들어서려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맑스주의 철학의 현관쯤에 서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가 입문의 의미에 대해서, 즉, 들어섬의 의미에 대해서 충분히 숙고해보지 않는다면, 우리가 왜 이 현관에 서있으며, 왜 그 안에 들어가려 하는지에 대한 모든 물음은 그로써 혼란에 빠지기 직전의 상황에 처해있다. 왜냐하면 ‘충분히 숙고하지 않음’은 단지, 우리가 실제로 ..

운명(Schicksal)과 극복(Überwindung), 형이상학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1. 칸트는 1781년 출판한 의 초판본 서문에서 형이상학적 인식의 특수성에 대해서 밝히며 글을 시작하고 있다. “인간의 이성은 어떤 종류의 인식에서는 특수한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인간 이성은 이성의 자연본성 자체로부터 부과된 것이기 때문에 물리칠 수도 없고 그의 전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어서 대답할 수도 없는 문제들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이 유명한 문장은 보다 더 자세히 분석될 필요가 있다. 칸트는 형이상학적 인식의 특수성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형이상학적 문제는 대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2)형이상학적 문제는 물리칠 수 없는 문제들이다. 1) 명제는 다시금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다. 즉, 1)은 지금까지의 형이상학적 기획이 여러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좌초했다는 사실..

초월 논리의 또 다른 길 -칸트, 프레게, 그리고 비트겐슈타인-

2023-1 사회철학연습 초월 논리의 또 다른 길 -칸트, 프레게, 그리고 비트겐슈타인- 1. 칸트와 논리학의 혁신 (1): 규준(Kanon)으로서의 논리 우리는 일반적으로 칸트를 독단론과 회의론이라는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between Scylla and Charybdis)를 빠져나와 합리론과 경험론의 장점을 종합했던 철학자로 평가한다. 짧게 말해, ‘경험으로부터 떠나지 않는 합리주의 철학’이라는 기획은 이후 200년의 철학사를 지배했던 칸트의 유산이다. 그러나 한층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획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었는지를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남아 있던 문제들이 그간의 철학사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파악하는 일일 것이다. 칸트는 그의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학문을 창조해야 했던바, ..

존엄사와 안락사는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 -칸트의 안락사 비판론과 쇼펜하우어의 칸트 윤리 비판을 중심으로-

2014-1 철학의 문제들 기말고사 존엄사와 안락사는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 -칸트의 안락사 비판론과 쇼펜하우어의 칸트 윤리 비판을 중심으로- 1997년 12월 4일, 보호자 없이 보라매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된 한 환자는 성공적으로 끝난 수술에도 불구하고 뇌부증으로 인해 호흡에 문제가 있는 상태였다. 다음 날 환자의 보호자가 '자신의 동의 없이 수술했으며 경제적 여유가 없음'을 들어 환자를 퇴원시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병원 측 에서는 퇴원 했을 때 환자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환자의 죽음에 대해 병원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은 후 환자를 퇴원시켰다. 환자는 퇴원 후 산소 호흡기를 뗀 뒤 5분 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병원이 받은 각서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보호자는 부작위에 의한..

Der erste satz an der Kritik der reinen Vernunft

Die menschliche Vernunft hat das besondere Schicksal in einer Gattung ihrer Erkenntnisse: dass sie durch Fragen belästigt wird, die sie nicht abweisen kann, denn sie sind ihr durch die Natur der Vernunft selbst aufgegeben, die sie aber auch nicht beantworten kann, denn sie übersteigen alles Vermögen der menschlichen Vernunft. 인간적 이성은 그것의 인식의 한 갈래에서는 특별한 운명을 지닌다: 이성은 이성의 본성 그 자체에서 부과된 것이기 때문에 물리칠..

『정신현상학』의 「서론」과 「서설」, 상승과 하강의 변증법적 운동

2023-1 사회철학연습 『정신현상학』의 「서론」과 「서설」, 상승과 하강의 변증법적 운동 1. ‘정신의 현상학’의 의미와 「서설」의 위상 전공자들은 헤겔의 가장 중요한 작품인 동시에 가장 난해하고 모호한 저작으로 주저하지 않고 『정신현상학』(Phänomenologie des Geistes)을 꼽는다. 그러한 평가를 방증하듯, 이 책은 어떤 주제를 서술하고 있는지조차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제목을 지니고 있다. 정신(Geist)과 현상(Phänomen). 이 두 가지 주제어는, 일견, 서양 근대 철학의 주된 목표와는 이질적인 것으로, 즉, “어떻게 지식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며 주체로서의 우리가 어떻게 대상들의 참된 본성을 알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인식론적 기획(the epistemological projec..

헤겔의 역사철학과 근대적 자유의 문제 -계보학적 사유의 철학사적 맥락-

2020-2 정치철학연구 헤겔의 역사철학과 근대적 자유의 문제 -계보학적 사유의 철학사적 맥락- 진보는 대개 그것의 실제보다 훨씬 더 위대하게 보이는 법이다. -네스트로이[각주:1] 1. 헤겔 사후 지성사에 대한 짧은 스케치 – 자연적 필연성과 사회적 필연성 - 독일 지성사는 1820-30년대를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직 날아다니고”[각주:2] 있던 시대로 기억한다. 이 기간 동안 헤겔이 철학이라는 학문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그가 “시대를 사유에 담아 놓은 것이 철학이라고 말함으로써 역사를 철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각주:3]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철학자는 이제 더 이상 진공 속에서 사색할 수 없으며, 당면한 문제는 과거의 종합으로, 유한한 정신들에 체현한 우주적 정신의 자기 전개 과정으로 파악되어야..

『정신현상학』 서설 각주

헤겔, 『정신현상학』, 서설에 달린 임석진 선생님의 각주 정리 1. 사적인 관점에서 스스로의 경향이나 입장 또는 일반적인 내용이나 결론을 이끌어내고는 거기에 설왕설래하는 진리에 대한 주장이나 단언을 결부시키는 그런 방식으로 철학적 진리가 표현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근거가 희박한 일면적이고 주관적인 주장을 가리키는데, 이는 낭만주의자나 직접지unmittelbares Wissen[각주:1]에 의지해 있는 사상 또는 방법을 비판한 것이다. 2. 그런데도 철학이란 그 본질상 특수적인 것을 내포하는 보편성을 지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다른 어떤 학문의 경우보다도 목적이나 최종 결론 속에서 사태 자체가 완전무결하게 표현될 수 있으니, 실제적인 전개 과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잘못된 생각이 다른 어떤 학..

Kritik der Urteilskraft §46

46절 미적 기예[예술]은 천재의 기예이다. 천재란 기예에 규칙을 주는 재능(천부의 자질)이다. 이 재능은 기예의 선천적인 생산적 능력으로서 그 자신 자연에 속하므로, 사람들은 또한 "천재란 선천적인 마음의 소질로서, 그것을 통해 자연은 기예에게 규칙을 주는 것이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Genie ist das Talent (Naturgabe), welches der Kunst die Regel gibt. Da das Talent, als angebornes produktives Vermögen des Künstlers, selbst zur Natur gehört, so könnte man sich auch so ausdrücken: Genie ist die angeborne Gemütsan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