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3

보부아르 (2022) 제2의 성 (15) 여자의 상황과 성격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15. 여자의 상황과 성격 여자가 매우 ‘육체적’ 존재로 보인다면, 그녀의 삶의 조건이 동물성에 극도로 중요성을 부여하도록 남자가 자극했기 때문이다. 여자라고 해서 남자보다 육체의 외침이 더 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몸의 가장 작은 소리도 귀담아듣고 증폭시킨다. 성적 쾌감은 고통의 예리함과 마찬가지로 전격적인 즉각적 승리다. 순간적인 난폭성으로 미래와 우주는 부정된다. 육체의 타오르는 불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잠깐의 화려한 개화에서 여자는 자기를 더 이상 불구나 욕구 불만 상태로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그녀가 내재적 승리에 그토록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내재성이 자기의 유일한 몫..

보부아르 (2022) 제2의 성 (14) 매춘부와 고급창녀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14. 매춘부와 고급창녀화려한 궁전의 위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하수구가 필요하다고 가톨릭 교부들은 말했다. 그리고 맨더빌Bernard de Mandeville1670~1733142도 논란을 일으킨 한 저작물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자들을 지키고 혐오감을 한층 더 일으키는 불결함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여자들을 희생시킬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미국의 흑인 노예제도 지지자들이 노예제도 찬성을 위해 언급한 논거 가운데 하나는, 남부 백인은 노예제도를 통해 노동에서 면제되었기 때문에 상호 간에 더 민주적이고 더 세련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타락한 여자’ 계급의 존재는 ‘정숙한 여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