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Poetry

경종명상

Soyo_Kim 2024. 10. 14. 09:17

돌탑의 무게중심은 황홀하다

 

무게를 부여잡고 있는 고요는 어떠한 떨림도 허용할 줄 모르니

 

소리의 모양도 저 황홀에서 나오는가 싶어

 

열 번의 타종에 귀를 기울였다, 둥근 소리와

 

둥근 소리, 종은 울음을 삭혀내는 중이다

 

동굴처럼 물기가 제 속을 다 파먹을 때쯤

 

깊이 없는 저 아래까지 누군가 어루만지길

 

어떤 기다림이 저만치 서있었다

 

누군가 내 삶을 들여봐 준다면,

 

침묵할 말이 없어 그저 얼굴을 붉힐 뿐

 

탑을 쌓은 건 나였으나 황홀은 내 것이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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