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Poetry

자전거를 고치다

Soyo_Kim 2024. 10. 14. 09:07

결국 어제를 위해 살아온 삶이었다

 

예전 일은 가장 추악했던 기억도

점점 밝아지지만

 

요즘 일은 가장 즐거웠던 기억도

점점 희미해 가니까

 

그래서 오늘을 증오하기엔

아직 너무 이른 것이다

 

밖에서 봄바람 맞고 서있는

내 자전거처럼

 

녹이 잔뜩 슬어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고

더 이상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는

 

겨울이 지나고 나니

이제 그만 시들어버려도 될 것만 같은

 

그 울렁이는 마음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봄바람에 내맡긴 채

자전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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