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희 (2006) 북한여성의 인권: 실태와 요인

심영희. (2006). 북한여성의 인권: 실태와 요인. 아시아여성연구, 45(2), 148-194.

Young-Hee Shim (2006). Human Rights of Women in North Korea: Present State and Factors. The Journal of Asian Women, 45(2), 148-194.

 

1. 서론

첫째, 식량난 이후 북한여성의 인권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들은 여성이 기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는가? 여성은 식량난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전 제되고, 여성의 인권은 북한 인권문제의 핵심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 련해서 필자는 여성인권의 네 영역을 지적해내고, 이 각각의 네 영역에 서 여성인권의 상황을 검토해보겠다.

둘째, 여성이 식량난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 이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크게 보아 식량난 때문인가? 아니면 식량난 이전에도 이미 그러했던가? 특히 남녀평등을 강조하고 있는 사회주의에 서 여성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다르게 말하면 그것은 가부장적 성격을 가진 북한의 정권과 여성정책의 변화 때문인가? 이와 관련하여 여성정책의 요인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필자는 여성관련 평등정책과 인권에 관한 법과 현실을 비교해보 려고 한다 [153]

 

2. 여성의 인권에 대한 개념틀

인권은 원칙적으로 분리할 수 없지만 인권에는 두 측면이 있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하나는 시민적 정치적(이하 CP)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이하 ESC) 권리이다. 혹자는 CP 권리에 우 위를 주고, 다른 사람들은 ESC 권리의 충족 없이는 CP 권리는 이차적이 고 무의미하므로 ESC 권리에 우위를 주는 사람도 있다. CP 권리는 국제 적으로, 그리고 UN에 의해 합의된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 다른 한편으 로 ESC 권리는 선언의 수준에서 추상적인 원칙만을 가지고 있고 국제적 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다. 따라서 전자는 적용하기가 쉽지만 후자는 적 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Coicaud, et. al. 2003, 23-24; IHRIP 2000). [154]

기존의 인권 논의가 남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고 적용 되었고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면이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을 여성에 게 확장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참여 권리의 확대, 교육권과 노동권의 확대, 결 혼의 자유) [155]

이것은 기존의 인권논의를 여성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여권 자체가 곧 인권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 다. 왜냐하면 여성이 경험하는 인권침해나 인권유린을 인권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들이 주로 사적인 영역에 관련되 어 있고, 따라서 대부분의 여성인권에 대한 침해는 공적 영역이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여성이 기 때문에 당하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인신매매 등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것들은 구금, 고문, 노예제에 해당되는 것임에도 오랫동안 인 권의 문제로 인식되지 못하였다 [155]

적극적 인권개념에서 본 시민적 정치적 권리는 평등한 기회를 가지 는 것뿐만 아니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 실질적으로 평등한 조건에서 정 치나 공직에 참여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권리, 평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 만들기 등으로 위의 차별요인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여성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려는 방안들, 예컨대 공직 참여에 여성할당제를 도입하는 것 등이 적극적 개념에 해당될 것 이다. 즉, 소극적 개념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는 기회를 평등하게 열어놓 는데 초점을 두고 있고, 적극적 개념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는 차별이 일 어나지 않도록 실질적 평등, 조건의 평등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차별받 지 않을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명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57]

ESC 권리에 포함되는 권리들은 다시 네 영역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1) 생명에 대한 권리

2) 경제활동의 권리

3) 가족에 대한 권리

4) 신체적 안전과 존엄에 관한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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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경: 북한의 기근과 북한 사람들에 대한 영향

1993년쯤에 식량배급체계가 붕괴했다(좋은벗들 2004). 배급체계의 붕 괴와 함께 시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80년대까지는 농민시장만이 있 었다. 농민시장은 매달 1일, 11일, 21일에 열렸다. 작은 수의 사람들만이 장사를 했다. 다루는 물건들은 모두 쌀이었다. 1990년부터 국가 가격보 다 몇 배 더 비싼 물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급체계가 무너진 1993 년부터 장사가 번성하기 시작했고 시장은 비밀리에 확장되었다. 2002년 까지는 농민시장만이 허용되었고 사적인 매매행위, 특히 중국상품의 매 매행위는 금지되었다. 2002년 12월에 시장이 열렸고 장사가 허용되었다. 2002년 7월 1일 경제개혁조치 이후 현실화되어 인상된 가격이 준수되도 록 집행되었다(좋은벗들 2004, 58-61). [160-161]

 

4. 기근 이후 북한여성의 인권실태

심지어 배급체계 붕괴 이전에도 여성의 생존권은 위협받아왔다. 이 것은 배급체계에서의 여성차별에 잘 드러난다. 주부에 대한 배급할당량 은 하루에 300그램으로서 이것은 정규 노동자의 절반에 불과하고 유치 원 아동과 같은 수준이다(Haggard, et. al. 2005, 8-14)(<표 4> 참조). 또한 여성의 건강권이 악화되었다. 수유하는 어머니의 영양실조는 특히 심각하다(좋은벗들 2004, 76). 유니세프 보고서에 의하면, 수유 어머니 중 50만 명이 빈혈에 걸려있다고 한다(<표 5> 참조) [163]

북한에는 여성의 동등한 경제활동권이 <남녀평등권에 대한 법 령>(3조)과 <사회주의 노동법>에 법제화되어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05a, 247-248). 그러나 노동력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에게는 경공업과 사 무직 일과 같은 “헐한 일”(쉬운 일)이 분배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의 임금은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일들보다 낮았다. 이리하여 남성과 여성 의 임금 간에 격차가 존재한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심각해지고 생산활 동이 마비된 1990년대 이후로 단순노동자와 여성노동자들은 해고 1순 위였다. 많은 여성노동자들은 성별분업 이데올로기에 따라 가정으로 돌 려보내졌다(좋은벗들 2004, 75; 김영란 2001) [164]

특히 장사에 있어서 여성의 수와 비율은 남성의 두배 이상이다(<표 6> 참조). [165]

1980년대에 경제가 악화되었을 때 여성들은 가정에 돌려보내졌고 (좋은벗들 2004), 이들은 “가두여성”이 되었다. “가두여성”은 가정주부를 가리킨다. 그들이 “가두여성”이라 불리는 이유는 그들이 북한의 부녀연 맹에 의해 집회와 행사에 동원되기 때문이다(구수미․오유석 2004, 328). 1990년대 기근 이후로 가족의 생계를 위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었 다(임순희 2005, 105-108). 이때에는 심지어 남성들도 가정으로 돌려보내졌 다. 따라서 생계는 여성들이 떠맡는 수밖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리하여 여성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했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한 일은 장사 또는 행상이었다. 장사는 제한적 인 여행허가제도와 관련 당국자의 뇌물요구(임순희 2005, 112), 그리고 교 통체계의 지연 때문에 수행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여성들이 장사를 떠맡았다. 남자들은 가부장적 인식 때문에 “얼 굴이 깎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장사를 하지 않았다(좋은벗 들 2004, 76; 구수미․오유석 2004). [167]

다른 여성들은 집에서 부업을 하거나 뙈기밭을 경작하거나 했다(임 순희 2005, 107). 그렇다고 이들이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어서 이중부담이 늘어났다(구수미․오유석 2004, 348; 박현선 1999, 218-221). 여성들 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건강을 해칠 지경에 이르도록 먹을 것 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임순희 2005, 110). [167]

1990년대 중반의 기근 이후 비록 생존전략을 위해 가족연대가 보다 강해진 사례들도 있다고는 하나, 식량을 찾아 사람들의 이동이 증가함 에 따라 가족해체, 이혼 등이 증가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좋은벗들 2004). 이러한 이동은 여행허가 없는 불법적 이동에 따른 보안에 의한 체 포, 관련 당국자에 의한 뇌물요구, 교통수단의 지연 등으로 이어졌다(임 순희 2005, 112). 그리하여 어린이들은 부모없이 방치되었고 그들은 소위 “꽃제비”가 되어서 식량을 찾아 떠돌아 다녔다(좋은벗들 2004, 82-83). 여성의 의무와 책임은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과 여성권리의 보호는 악화되었다. 여성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정도까지 일을 했다(임순희 2005, 110). 모성보호는 붕괴했고 모성건강은 악화되었으며 (<표 5> 참조), 출산율은 떨어졌다(<표 3> 참조). 심지어 기근 때문에 (병원 에 가지 않고) 스스로 낙태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168]

법적 금지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기근 이후 성매매는 급속히 증가했 다(좋은벗들 2004, 77-80; 임순희 2005, 113-116; 김태현․노치영 2003). 전쟁이나 대기근 등 극한 상황 속에서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성적인 인권문제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기아와 절대빈곤 상태에서 살아남는 여러 방법 중 여성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신의 몸을 남성에게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도 한국전쟁 후 절대빈곤에 내몰린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어서 성매매가 급 증했던 적이 있었다(이현숙 2002). 북한에서 기근 이후 보고된 성매매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한끼 식 사를 위한 성매매, 상업화된 성매매, 장사와 여행허가를 위한 뇌물로서 의 성매매, 직장상사에 의한 강요된 성 등이다(좋은벗들 2004, 77-80). [169]

먼저 한끼 식사로서의 성이다. 평양의 한 여자 대학생은 돈이 있는 부잣집 남자 대학생들이 밥 한끼로 자신의 몸을 요구하였다고 한다(좋은 벗들 2004, 77). 혹독한 굶주림의 상황에서 남성이 몸을 요구하며 한끼 식 사를 제안할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여성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169]

둘째, 상업화된 성매매이다. 장마당이나 역전에 나가면 화장하고 몸 파는 여자들이 있다고 한다. 여자를 사는 사람은 주로 외화벌이나 군인이라고 한다(좋은벗들 2004, 78). 식량의 부재현상이 단 한 끼니나 단 하 루만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성매매는 지속되기 마련이 다. 성이나 몸이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는데 이것도 젊은 여성의 경우 에 가능하다고 한다 [169]

셋째, 장사와 여행허가를 위한 뇌물로서의 성매매이다. 친척들에게 식량 원조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서거나 장사를 하려는 여성들이 우선 부 딪치게 되는 문제는 이동의 문제이다. 증명서를 떼야만 이동이 허용되는 구조 속에서 여성들이 합법적으로 기차를 타기는 어렵다. 이때 여성 들은 담배나 술 등을 열차원이나 안전원 등에게 뇌물로 바치는데 이 과 정에서 간혹 자신의 몸을 “상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좋은벗들 2004, 79). 몸을 권력자에게 상납하는 예는 식량난 이후에 발생한 문제라 기보다 그 이전부터 있던 것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70]

끝으로 직장상사에 의한 강요된 성이다. 기관의 간부들은 종업원 중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하루 저녁을 데리고 노는데 여자가 거 부하면 입당시켜 준다고 하며 유혹한다고 한다(좋은벗들 2004. 79). 오늘날 북한사회는 모든 것이 생존과 결부되어 있어 상시적으로 뇌물과 돈이 필요하다. 장사밑천을 구하기 위해서나 정보나 보호를 얻기 위해 뇌물 과 돈이 필요하고 그것이 없는 여성은 자신의 몸이라도 대신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170]

식량난 이후에는 그 보다 훨씬 더 절박한 문제, 즉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성을 도구화하 는 여성들의 수가 순식간에 급증하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매매가 급증했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여성 들이 성적인 인권문제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170]

성매매와 성폭력은 중국에 머물러 있는 탈북여성들에 게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 있는 대부분의 탈북여성들 은 유흥산업과 성매매산업에 매매되거나 중개자를 통하여 중국남성과 강제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4) 이들의 중국체류는 불법이기 때문에 이 들은 강제송환5) 될 수 있다. 이들은 잡히지 않기 위해서 몸을 숨겨야 하 고 이들의 삶은 잡힐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인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림보”, 즉 사각지대에 살고 있다. 이들은 심각한 차별과 폭력에 당면할 때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Charny 2005). [171]

 

5. 북한의 여성인권 문제의 배경요인: 북한의 여성정책과 여성운동의 문제점

북한의 헌법은 남 녀평등의 원칙과 반차별의 원칙을 법제화 하였다(국가인권위원회 2005a, 240). 예컨대 헌법 65조에서는 “공민은 국가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고(한국 국가인권위원회 2005, 3) 77조에서는 “여자는 남자와 똑같은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가진다. 국 가는 산전산후휴가의 보장, 여러 어린이를 가진 어머니를 위한 노동시 간 단축, 산원․탁아소와 유치원망의 확장, 그밖의 시책을 통하여 어머 니와 어린이를 특별히 보호한다. 국가는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할 온갖 조건을 지어준다.”라고 되어 있다(한국 국가인권위원회 2005, 3-4). [173]

이처럼 북한에서 비록 양성평등의 법적 측면은 잘 제도화되어 있다 고 하더라도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커 보인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의 여성의 지위와 인권은 좋은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1990년대 기근 이후에 특히 더 그러해보인다. 이는 위에서 여성의 인권 을 네 영역으로 나누어 논의한데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175]

예를 들어 <사회주의 로동법> 제 37조에 “근로자들은 성별, 연령, 민족별에 관계없이 같은 노동에 대해서 는 같은 보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북조선 남녀평등권에 대한 법령> 제3조에서도 여성의 남성과 동등한 노동권리와 동일한 임금 원 칙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력 배치과정에서 “여성은 헐하고 쉬운 일”에 배치되어 경공업 부문이나 사무직 부문에 편중되어 있고, 이러한 직종의 임금은 남성이 다수인 직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녀간의 임금격차가 존재한다(김혜란 2006, 3; 장필화 2001). [176]

또한 북한의 사회주의는 “가부장적 사회주의”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런 맥락에서 북한 국가는 여성의 가족내 역할이라는 전제위에 여성의 사회적 참여를 권장했다고 볼 수 있다 [176]

후기의 체제는 가족의 중요성과 여성의 가족내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역 할을 강조했다(정성임 2000, 187-190). 즉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성의 가족 내 역할이 보다 강조되었다 [177]

이는 1970년대에 공식적 으로 김일성주의가 등장하고 부자세습체제가 공식화 되면서부터 국가 주의적 가부장 질서를 요구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과 서로 연관되어 있 다(박현선 2003). 이에 따라 가정을 국가의 세포단위로서 강화하고, 가족 의 전통적 기능을 강화하는 가족중심 정책을 강조하였다. 여성들에게 자녀들을 당과 수령에게 무한히 충실한 “주체혁명가”로 키울 것을 촉구 하였고, 가정과 자녀양육에 헌신하는 전통적 성역할의 모형과 경로효친 적 유교사상을 부활하였다. [178]

공공단체로서 조선민주 여성연맹(이하 여맹)은 “3백만 여성노동자를 대표하며, 여성의 발전에 대 한 권고안을 입법, 사법, 행정기관에 제출한다. 또한 여성의 권리향유 실 태에 관한 정보를 관련기관에 제공하고, 아동양육에 있어서 여성의 역 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05a, 242). 여성운동이나 여성정책과 관련해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면 여맹 이 가장 관련성이 높은 곳인 것 같다. 여맹은 여성운동과 여성정책관련 기구로서의 역할 두 가지를 동시에 떠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 에서 반관반민의 성격을 띤, 여성운동도 아니고 정부기관도 아닌, 그러 면서도 두 가지 역할을 다 맡고 있는 기구인 것 같다. 따라서 여맹이 어 떤 조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2]

당의 외곽단체나 마찬가지인 여맹7)은 북한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 하는 사회조직으로서 1945년 40만에서 1984년에는 250만에 이르게 되었 고, 1990년대에는 여맹원이 120여만 명으로 줄었다. 경제위기 이후 여맹 에서 유리된 여성들이 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어 1998년에는 약 20여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맹의 세력감소는 북한사회에서 여성들의 독자 적인 세력화와 여성운동의 가능성을 축소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182-183]

여맹은 직장 없는 “가두여성(전업주부)”들이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 적 대가정”의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김귀옥 2005). [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