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2012). 탈북 여성과 남한 여성의 우울감, 양육 죄책감 및 양육 스트레스가 양육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 한국심리학회지:여성, 17(4), 535-558.
Hee Kyung Kim (2012). Comparison of the influence of depressed mood, parenting guilt, and parenting stress on parenting behaviors in North Korean Women Refugees and South Korean Women. The Korean Journal of Woman Psychology, 17(4), 535-558.
1. 양육행동
양육 행동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나타내는 전반적이고 보편적인 행동으로서, 자녀의 정서 발달에 중요한 요인이다 [536]
2. 양육 죄책감
현재의 양육 행동이 어머니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양육 행동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발되는 감정을 양육 죄책감(parenting guilt)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도덕적인 판단을 할 때 일어나기 쉽다(노현정, 2003; 백영숙, 2007). 양육 죄책감은 자존감의 저하를 가져오고,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수정하고자 하는 욕구를 생 기게 하며, 긴장, 후회, 양심의 가책 등을 일 으킨다. 죄책감은 이러한 감정을 경감하려는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데, 양육 죄책감이 심한 어머니는 자녀에게 과잉 보상을 하는 경향이 있다(신민호, 1996). 이와는 반대로 양육 죄책감이 심할수록 자녀를 통제하고, 적대적이며 비합리적인 양육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장인숙, 2001) [536]
3. 양육 스트레스
양육 스트레스란 부모 역할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특수 유형으로서, 양육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 고 있다(Abidin, 1990). 양육 스트레스는 양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악화시켜서 역기능적이고 부당한 양육 행동을 야기하게 된다.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거부적이고 권위적인 양육 행동을 보이며(김경희, 1996; 박성연, 전춘애, 한세영, 1996; 박응임, 1995; 신숙재, 1997; 안지영, 박성연, 2002), 자녀와의 상호작 용에서 민감성이 적고(Crinic & Booth, 1991), 강압적인 양육 행동(Murata, 1994)과 비일관적인 훈육(Lempers, Clark-Lempers, & Simons, 1989) 을 많이한다. [536]
4. 탈북여성과 양육
자녀를 둔 탈북 여성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심하다. 자녀를 데리고 단독으로 탈북하였거나, 탈북 과정, 남한 입국 후에 여러 사정에 의해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탈북 여성들은 남편이나 친지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자녀를 양육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크다.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자녀와 헤어진 후 남한 에서 재결합한 여성들은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고, 자녀의 품행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신이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조 영아, 2012). [537]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자녀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양육 방식과 자녀를 통제하는 양육 방식을 주로 사용하며, 자녀가 잘못했을 때 체벌이나 욕설을 마다하지 않는 비율도 27%에 이르렀 다. 이들은 남한의 부모들이 북한의 부모들 보다 자녀에게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하며, 욕설을 하지 않는 등 곱게 키우지만, 과잉보호하고 의존성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응답했다. [537]
5. 연구결과
연구 결과 탈북 여성은 남한 여성에 비해 우울감이 높았으며, 양육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도 많았다. 또한 긍정적인 양육 행동인 온정과 격려, 한계 설정 양육 행동은 남한 여성에 비해 적게 하는 반면, 아이의 요구에 무조건 따르거나 아이에 대해 적절한 통제를 하지 못하는 과보호와 허용 양육행동은 더 많이 하였다 [550]
하지만, 탈북 여성의 남한 사회 정착 기간 에 따른 비교결과, 탈북 여성과 남한 여성의 우울감이나 양육 문제 차이는 탈북 여성의 정 착 기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우울감의 경우, 남한 사회에 경험이 없는 하나원의 탈북 여성과 남한 여성은 비슷한 수준이었지 만, 지역사회 정착 기간이 1년에서 3년인 집단에서는 그 차이가 컸고, 3년에서 5년 사이에 해당하는 집단에서는 적어지다가 5년 이상 경과한 집단에서는 다시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탈북 여성과 남한 여성의 우울감 차이는 북한이탈주민의 우울 수준이 남한 주민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는 선행 연구(엄태완, 2004) 와 유사하며, 하나원의 탈북 여성과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 간의 우울감 차이는 하나원의 북한이탈주민보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우울 수준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김희경, 신현균, 2010)를 지지해준다. [550-551]
탈북 여성의 정착 기간에 따른 우울감의 변화 양상은 이주민의 타 문화에 적응 패턴과 유사해 보인다. Furnham와 Bochner(1986)의 문화충격 이론에 따르면, 타 문화로 이주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도착을 기쁘게 여기지만 현실에 직면하고 난 다음에는 실망감과 적대감을 경험하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그 문화에 적응하게 된다. 즉, 타 문화에 대한 심리적, 행동적 적응 패턴이 정착 기간과 비례하기보다는 U자형이나 W자형을 나타낸다는 것 이다. 북한이탈주민 역시 남한 이주 초기에는 남한 사회에 대한 환상과 관심, 경제적 지원 등으로 심리적 취약성을 적게 드러내지만, 정착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경제적인 어려움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들을 겪으면서 심리적 문제들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표본 구성 및 정착 기간의 분류에 차이는 있지만, 선행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탈북 여성의 우울감도 대체로 3년을 기점으로 해서 큰 변화를 보이는 것같고, 이주민의 문화 적응 양상이나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사회 적응 패턴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 연구는 종단적 연 구가 아니고 정착 기간에 따른 탈북 여성의 표본수도 적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은 제한적인 의미를 지니고있다 [551]
탈북 여성의 양육 행동은 남한 여성과는 달리 양육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한 여성은 우울감이 심할수록 거부 방임 양육 행동을 많이하는것으로 나타나서 선행연구들(김영희, 장래수, 2004; Conard & Hammen, 1989; Fendrich et al., 1990)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양육 죄책감이 심할수록 과보호-허용 양육 행동을 많이 하고, 양육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거부-방임 양육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양육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양육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국내외의 선행 연구들(김경희, 1996; 김미숙, 2005; 박성연 등, 1996; 박응임, 1995; 안지영, 박성연, 2002; 정문자, 신숙재, 1998; Crinic & Booth, 1991; Murata, 1994; Lempers et al., 1989)을 지지해주었다. 하지만, 탈북 여성의 경우, 우울감이나 양육 죄책감과 부정적인 양육 행동과의 상관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553]
남한 여성에서는 우울감과 양육 죄책감, 양 육 스트레스간의 정적 상관이 뚜렷했던 반면, 탈북 여성에서는 상관이 약하거나 유의하지 않았다.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한 여성에서는 양육 스트레스가 거부-방임 양육 행동에 8.4%의 영향력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 외 양육 행동들에는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이 지 못했고, 양육 죄책감이 긍정적인 양육 행 동과 부정적인 양육 행동들에 미치는 영향력 은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탈북 여 성에서는 양육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가 온 정-격려 양육 행동에 39.4%, 한계설정 양육 행 동에는 20.2%, 거부-방임 양육 행동에도 14% 의 설명력을 보였다. 우울감이 양육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탈북 여성이나 남한 여성 모 두 경미한 수준이었고, 탈북 여성의 온정-격려 양육 행동에만 6.2%의 영향력을 보였다 [553-554]
이러한 결과는 탈북 여성의 양육행동은 우울감보다는 양육 죄책감이나 양육 스트레스에 많은 영향을 받는 반면, 남한 여성에서는 우 울감이나 양육 죄책감, 양육 스트레스가 밀접 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양육 행동에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력은 약하여서 그러한 요인들이 곧 양육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탈북 여성의 경우, 긍정적인 양육 행동에서 그러한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은 이들의 양육 문제가 부정적인 양육 행동보다는 긍정적인 양육 행동에 더 많이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탈북 여성들을 상담할 때에는 부정적인 양육 행동 뿐 아니라 긍정적인 양육 행동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그것이 탈북 여성의 심리사회적 적응이나 자녀 관계의 질에 미치는 영향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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