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inental/19th Century Continental 16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 개괄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5)

19. 라이프니츠의 조화론 베른하르트 볼차노: 명제들의 확실한 객관성에 관하여 오스트리아와 특히 뵈멘에서 철학의 시조는 작센인 라이프니츠(1646-1716)였다. 그는 1712-1714년 오이겐 황태자의 총애를 받으며 빈에서 살았다. 그는 항상 화해하는 정신으로 논제를 펴면서 백과전서적 관심과 전체 복지에 대한 배려, 그리고 보편정신을 글에서 드러냈는데, 이는 1800년 이후 뵈멘의 개혁 가톨릭주의에서 부활한다. "나는 대부분의 종파가 그들의 가르침에서는 옳으나 거부에서는 옳지 않다는 경험을 했다." -라이프니츠 라이프니츠는 세계가 위계질서들로 구성돼 있다는 학설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 위계질서들에는 그가 단자라고 부르는 그런 타고난 감수성을 가진 존재들이 살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 존재들 각각은 다른..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 개괄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4)

18. 프라하의 마르치온주의자들 뵈멘의 체코인과 독일인들 간의 분쇄 전쟁 1848-1918년 합스부르크 제국에서는 두 개의 역사 과정이 충돌한다. 뵈멘(체코)과 빈(오스트리아), 부다페스트(헝가리)를 중심으로 전개된 농업 경제에서 산업 경제로의 이행과, 종속 민족의 각성이 그것이다. 뵈멘에서 전개된 체코 민족주의의 대두는 참정권 요구로 이어졌는데, 이로 인해 뵈멘에서는 라이프니츠 식 철학을 통해 체코 민족주의로부터 벗어나려는 독일 철학자들의 움직임을 포착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체코인들의 행동주의와 뵈멘 내에서 소수 민족에 속하는 독일 지식인들의 탈정치철학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명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뵈멘의 민족 갈등은 극에 달해 연방제 정부에 대한 요구가 가장 강했다. 체코인들은 1860년..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 개괄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3)

2. 황제와 그의 궁정 "흔히 합스부르크 제국은 (전쟁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소모되어) 무너지게 돼있었다고 한다. (...) 제국을 단결시켰던 바로 그 힘, 즉 황제의 완강함과 관리들의 전통주의가 결국은 제국을 몰락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비극이었다."[각주:1] 크라우스나 트라클의 비관주의와는 반대로, 몰나르Franz Molnár아 헤르만 바르Hermann Bahr같은 낙관주의자들은 안전사회를 주장했다. 빈 태생의 유대인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어제의 세계: 한 유럽인의 회고』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1890년 전후에 성장기를 보내며 그는 유복한 가정이 미래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사회에 도취됐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구호가 사회에 자리잡았으며, 중산층은 새로운 문물들(전깃불, ..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 개괄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2)

1부 합스부르크 관료 체계_타성 대 개혁 "죽지도 않고 고칠 수도 없는 병, 그것이 가장 나쁜 병이다." - 에브너-에센바흐 1. 바로크에서 비더마이어로 "1867년부터 1914년 사이의 합스부르크 제국은 이렇다 할 목표나 국호가 없는 이상한 왕조 국가였다. 1800년까지 합스부르크 왕조는 유럽 중동부에서 적어도 세 가지 과업을 수행했다. 남부 독일인들을 다시 로마 가톨릭교회로 돌아오게 했으며, 오스만튀르크의 공격을 물리쳤고, 서구 문명을 반(半) 동양적인 나라에 전파했던 것이다."[각주:1] 합스부르크 왕조는 1800년 즈음 되어 그들 스스로를 합스부르크 왕조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를 겸임하였다. 이들은 1806-1867년엔 오스트리아 제국으로, 1867-1918년엔 오스트..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 개괄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1)

이 글은 William Johnston, The Austrian Mind : An Intellectual and Social History 1848-1938을 번역한 윌리엄 존스턴,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번역 고원, 김래현, 변학수, 사순옥, 신혜양, 오용록, 이기식, 채연숙, 문학동네, 2008을 요약, 정리한 글이다. 서론 합스부르크 제국 철학사의 재정립은 오늘날 현대 철학에서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오스트리아 제국(1804-1867)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1867-1918)의 존속 기간 동안 빈에서는 고대 그리스, 18-19세기 독일, 20세기 프랑스에 비견될만한 일련의 사유 운동이 일어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야말로 대륙철학과 분석철학의 분기와 혼합이 동시..

니체(Nietzche)의 《반시대적 고찰 3: 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를 읽고

2018-2 서양 철학 원전 강독 니체(Nietzche)의 《반시대적 고찰 3: 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를 읽고  사람을 먹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혹시 아직 있을까? 아이들을 구하자…… . -루쉰, 광인 일기[각주:1]  3년 전의 일이다. 이 글에서 고백할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들 때문에 고통 속에 빠져 지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삶의 의미와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내가 한번도 의도하거나 선택해본 적이 없건만, 어느새 사회에서 비주류의 위치에 놓여 철저한 이방인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다.그러한 상황에 분개하면서, 너른 땅이라도 무작정 파는 심정으로 비트겐슈타인을 읽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읽기 시작했던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갖게 된 것은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