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3

보부아르 (2022) 제2의 성 (3) 유물사관의 관점 비판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3. 유물사관의 관점인간 사회는 반자연(反自然)이다. 인간 사회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도록 개조한다. 이러한 개조는 내적이자 주관적인 작업이 아니라 실천 속에서 객관적으로 행해진다. 따라서 여자도 단순히 성적인 유기체로 간주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생물학적 조건들 가운데 행위 속에서 구체적인 가치를 띠는 것들만이 유일하게 중요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서 엥겔스Friedrich Engels(1820~1895)가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서 여자의 역사를 되짚고 있다. 즉, 이 역사는 무엇보다도 기술의 역사에 좌우될 거라는 것이다. 토지가 씨족 전원의 공동소유였..

보부아르 (2022) 제2의 성 (2) 정신분석의 관점 비판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2. 정신분석의 관점정신분석학이 정신생리학의 영역에서 이룩한 지대한 발전은 어떤 요소도 인간적 의미를 띠지 않고서는 정신적 생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학자들에 의해 기술된 신체 -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체험한 신체다. 여자는 자신을 여자라고 느끼는 것에 따라서 여자다.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조건들이지만 체험된 상황에 속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난자의 구조는 체험적 상황에 반영되지 않는다. 반대로 생물학적으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음핵 같은 기관이 체험적 상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자를 규정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다. 여자는 자연을 자기의 감성에서 다시 파악해 ..

보부아르 (2022) 제2의 성 (1) 생물학적 조건과 반자연으로서의 인간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1. 생물학적 조건인간은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존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메를로퐁티가 매우 정확하게 말했듯이, 인간은 자연의 종種이 아니라 역사적 개념이다. 여자는 고정불변의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성(生成)이다. 이러한 생성 속에서 여자를 남자와 비교해야만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자의 가능성을 규명해야만 할 것이다. 수많은 논쟁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과오를 범하는 이유는 여자의 능력에 대해 문제 삼으면서 여자를 과거와 현재의 상태로 축소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사실, 능력은 현실화되었을 때만이 증명될 수 있다. 그러나 초월과 초아적인 어떤 존재를 고려할 때 결코 계산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 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