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2022. 9. 자기포기의 운명여자가 이런 자기 포기를 감수하는 것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소년들보다 열등하고 그들과 경쟁할 수 없게 된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주장한다. 헛된 경쟁을 포기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책임지는 책무를 우월한 계급의 일원에게 떠맡기는 것이라 한다. 사실상 여자의 겸양은 선천적 열등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러한 겸양이 그녀의 모든 무능을 낳는다. 그 겸양의 근원은 사춘기 소녀의 과거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그리고 그녀에게 제시된 바로 그 미래 속에 있다.이성적 사유와 논리가 우울증에서처럼 아무 손상도 입지 않은 채 남아 있기만 한다면, 그것들은 유기체의 혼란의 한가운데서 터져 나오는 정열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