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란. (2009). 여성 새터민의 자녀 돌봄과 일: 실태와 지원방안. 한민족문화연구, 28, 97-135.
Park JungRan. (2009). Female Saeteomins' Childcare and Work - The Current State and Support Measures -, The Review of Korean Cultural Studies, 28, 97-135.
1. 서론
여성 새터민들의 경우, 탈북 후 제3국에서 장기간 결혼, 출산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경우, 경력 단절과 소모가 장기화되면서 남한에 입국해 노동시장 진입에 더욱 취약해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부모나 친지 등의 가족관계를 통해 자녀 양육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여성 새터민들은 단독 입국 내지는 배우자 없이 자녀와 입국하는 비율이 최근 들어 늘어나면서, 자녀 양육 문제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이 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99-100]
2. 이론적 배경
돌봄 노동과 관련한 선행 연구들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돌봄 노동 문제는 여성의 빈곤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돌봄 노동은 가부장적 남성 부양 체계 하에서 무급 노동으로 행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남성에게 여성이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돌봄 노동 부담으로 인해 여성들은 노동시장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며,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게 되는 데에 주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더라도 남성에 비해 무급 노동인 돌봄 노동 시간에 더 할애하게 되므로, 유급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게 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여성의 취업 능력과 경력을 축소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들은 결국 여성의 잠재적 빈곤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101-102]
기혼 여성 노동자의 경우, 여성 차별적이며 특히 미혼 여성을 선호하는 노동시장에서 적합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에도 저임금이거나 고용 환경이 열악한 직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경제적 빈곤을 벗어나기 어렵다. [102]
여성 새터민들의 경우, 북한과 탈북 후 제3국 체류 기간 동안, 남한 입국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혼 관계가 중첩되거나 미혼모 발생으로 부양 자녀가 남한에 있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과 제3국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현재 남한에 있는 자녀에 대한 양육 책임으로 노동시장 참여가 취약한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제3국에서의 출산으로 인한 아이 양육비 지원과 돌봄 책임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빈곤화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정착 지원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103]
북한 교육에서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노동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남녀가 평등하다고 가르치지만, 가정에서 남편에게 순종하고 양육을 책임지며 직장에서 남자보다 낮은 지위에 머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가르침으로써 전통적인 여성상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남자는 밖, 중요한 위치 / 여자는 안, 보조적인 위치라는 전통적인 남녀유별 사상이 표면화되어 있다. 사회주의 국가는 지배의 단위를 개인보다는 가족으로 인식함으로써 가족이 사회 통합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강화해 나간다. 사회주의에서 개인은 해방된 인간으로, 가족이나 국가 등의 집단 속에서 자기를 실현하는 존재이며, 가족과 국가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에서 ‘개인-가족-국가’는 이른바 ‘삼위일체적․유기체적 통일체’를 형성하며, 가족의 이익과 사회 및 국가의 이익이 상호 결합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107]
3. 여성 새터민의 자녀 돌봄과 일 실태
3.1 제3국, 남한에 돌봐야할 자녀 실태
여성 새터민들이 제3국에 돌봐야 할 자녀가 1명 이상 있다는 결과가 응답자 전체 276명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전체 응답자의 42.7%) 수치를 나타냈다. 남한에서 돌봐야 할 자녀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현재 미혼이거나, 또는 기혼이지만 현재는 배우자가 없는 상태라고 응답한 총 160명 중에서 30%에 이르는 46명이 현재 남한에서 혼자 아이를 돌봐야 하는 모자가정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 중인 상황이라는 응답자 총 34명 가운데 과반수 이상(24명)이 현재 남한에서 돌봐야 할 아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즉,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인 34명 중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이 과반수를 넘고 있어 제도적 지원 체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109]
3.2 자녀 돌봄의 책임정도
가정에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아이의 어머니 이외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다수(81.7%)가 없다는 응답이었다. 따라서 현재 남한에서 자녀가 있는 경우, 대부분 어머니인 여성 새터민이 단독으로 자녀 양육을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정에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아이의 어머니 이외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있다'는 응답이 18.3%, '없다'는 응답이 81.7%로 나타나 아이의 어머니가 자녀 양육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12]
윤인진 외(2006)의 조사 결과에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경험하는 특별한 어려움’에 대해서 응답한 여성 새터민들은 육아 문제가 29.7%(14명)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바 있다. 취업 관련 문제는 27.7%(13명), 문화적 이질감 문제 21.3%(10명), 혼자 사는 어려움 14.9%(7명), 건강 4.3%(2명), 재혼 관련 법적 문제 2.1%(1명) 등으로 응답되었다. 박정란(2008)의 조사 결과, 남한 생활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은 언어 생활이 31.3%로 가장 많은 응답 분포를 보였으며, 직장 구하기가 27.6%, 자녀 양육 및 교육이 15.3%로 나타났다. 그 외에 대인 관계도 13.1%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학업 문제도 10.1%의 응답이 있었다. 윤인진 외(2006) 조사 결과에서, 배우자의 가사 분담에 대한 질문에서 ‘전적으로 아내가 한다’와 ‘주로 아내가 하고 남편이 가끔 도와준다’가 전체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었다. [112-113]
3.3 자녀 돌봄과 직업훈련
직업 훈련을 중도에 포기한 응답자들의 경우, 그 이유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건강 때문이었다(47.6%). 그다음으로는 자녀 양육이나 집안일로 직업 훈련을 중도에 포기했다는 응답이 19%였다. [113]
종합해 볼 때, 새터민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경제활동을 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는 있으나, 건강 문제와 자녀 양육 문제가 실질적으로 취업을 실행에 옮기고, 직업훈련을 수료하는 데에 있어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114]
3.4 자녀돌봄과 취업의사
현재 취업 의사가 없는 여성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질문한 결과, 육아 및 가사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이 세 번째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취업 의사가 없는 이유를 어머니 이외에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 유무 응답과 교차 분석한 결과, 어머니 이외에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응답자들의 경우, 취업 의사가 없는 이유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인 응답은 ‘육아 및 가사’로 인해서였다. 어머니 이외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응답자 총 59명 중 취업 의사가 없는 이유로 육아 및 가사 때문이라는 응답이 25명으로 1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114]
3.5 자녀 돌봄과 미취업
여성 새터민들이 미취업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건강 때문이었으나, 미취업 이유를 연령대별로 보면 30·40대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녀 양육 문제 때문에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집중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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