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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표상하는 주체에서 의지하는 주체로: 비트겐슈타인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치유 허무주의(Therapeutischer Nihilismus)

“이 책은 신의 영광을 위해 씌어졌다”고 말하고 싶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서론 1930년 케임브리지로 돌아온 비트겐슈타인은 그 해 가을 학기동안 어떤 책의 서문을 작성하는 데 몰두한다. 이 책은 그의 다른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생전에 출판되진 못하였으나, 여기서 그는 그의 사유의 방향성과 정신에 대한 실로 중요한 실마리를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책이 씌어지게 된 정신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을 위하여 씌어졌다. 내가 믿는 바로는, 이 정신은 유럽적이고 미국적인 거대 문명의 정신과는 다른 것이다. 이 문명의 정신은-그 표현이 현대의 산업, 건축, 음악, 파시즘 그리고 사회주의인데-필자에게는 낯설고 공감가지 않는 정신이다. (...) 내가 전형적인 서구 과학자에 의해 이해 또는 평가될지 여부는 ..

Proposal: Can AI become an expert?

2023-2 Ethics and Technology2024.05.10 - [Research/Publications] - Can AI become an Expert? Can AI become an Expert?김현균. (2024). Can AI become an Expert?. 인공지능인문학연구, 16, 113-136.georgia15.tistory.com  1. The Main QuestionsIn the final paper, I will delve into the question of whether artificial intelligence can become an expert. Throughout history, the emergence of new technologies has consistent..

Proposal: On Normative Externalism: What Makes Externalism External

2024-1 Seminar Epistemology As is widely known, debates between externalism and internalism are often characterized by the question of whether epistemology is (or should be) a normative science. “Epistemic norms are norms describing when it is epistemically permissible to hold various beliefs. […] Epistemic norms govern ‘right reasoning’” (Pollock 1987: 61; my emphasis). “[T]o say that a belief ..

Proposal: Wittgenstein’s Reception of Fregean Context Principle

2024-1 Wittgenstein As is widely known, Frege articulates the so-called context principle in the introduction to his Grundlagen and considers it one of the three fundamental principles he has kept, expressed as follows: “never to ask for the meaning of a word in isolation, but only in the context of a proposition.” Such a principle is differently (and perhaps most famously) put in § 62 as the cl..

Proposal: On the Ontological Status of the Tractarian Picture

2024-1 Wittgenstein „Die Tatsachen begreifen wir in Bildern.“-Ludwig Wittgenstein, Protractatus 2.1 Throughout the history of philosophy, the problem of representation has always been central to metaphysics, epistemology, and skepticism. For instance, we find the incipient stage of representationalism in Plato, who suggested a metaphysical dualism where our phenomenological world imperfectly imi..

'알고 보면 좋은 사람'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으로 느껴진다면 애초에 알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알고봐야 좋은 사람들” 중 정작 내 사정을 알아봐주려 했던 사람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타주의는 아름다운 덕목이고, 많은 위인들의 실천이 증명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나는 에고이즘을 이타주의와 대립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데, 이타주의자라 해서 관점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고이즘과 이타주의 모두 관점의 표현이라고 파악해보면, 이제 무분별한 이타주의는 책임의 면피와 더불어 전투와 대립에 대한 두려움으로 읽힐 가능성이 생긴다.(푸코는 촘스키와의 대담에서 이와 유사한 논리로 변증법을 비판한 적이 있다.) 실로 개인적..

[초안] 『논리-철학 논고』의 지배적 해석 비판

2023.12.05 - [History of Philosophy/History of Analytic] - 『논리-철학 논고』의 지배적 해석 비판 Ⅰ- 윤리적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논리적 비트겐슈타인의 우위를 중심으로- 『논리-철학 논고』의 지배적 해석 비판 Ⅰ- 윤리적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논리적 비트겐슈타인학사논문 (2020.06)georgia15.tistory.com “왜냐하면 괴짜란 ‘언제나’ 부분적이고 특수한 현상은 ‘아닐’ 뿐더러 오히려 바로 그가 이따금씩은 자신의 내부에 전체의 핵심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이며- 고로 그의 시대의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어떤 거센 돌풍으로 인해 왠지 잠깐동안 그에게서 떨어져 나가 버린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서론. 사유, 혹은 허무주의에 대항하..

『논리-철학 논고』의 말할 수 있는 것

1 비트겐슈타인의 에서 중요한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중요성이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 논고의 가치론의 측면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가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논고에서 규명하려 하는 중심 질문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이며, 이런 의미에서 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즉 뜻을 결여한(sinnlos) 명제와 무의미한(unsinnig) 명제의 근본 성격을 규명하는 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 비중의 측면에서도 말할 수 없는 것이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논고 안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파악해볼 수 있다. 2 반면 말할 수 있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이것에 대해 대개 더 구체적인..

'아니 막말로'와 아리우스파의 슬픔

저녁 먹으면서 뉴스보고 있는데 자꾸 '아니 막말로'로 문장을 시작하는 정치인들이 많아서 쓰는 글. 수사학Rhetoric을 제대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국내에 몇 안되는 베스트셀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어 본 적도 없는 내 눈에도, '아니 막말로'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으로 보인다. 첫째로, '아니 막말로'는 문장 전체의 의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간단하게 말해, 그냥 빼버려도 내가 말하고 싶은 문장을 전달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면 내가 유일하게 읽어 본 글쓰기 책, 이태준 선생의 "문장강화"를 따라 '퇴고'를 고려해봄직 하다. 그것이 수사에도 악영향만 끼친다면 말이다.둘째로, '아니 막말로'는 수사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아니 막말로'로 ..